물류 이야기

품고는 왜 3년 연속 흑자 끝에 ‘박스 포장 자동화’에 투자했을까 - 품고 XFC 방문기

엄지용_커넥터스 2026. 6.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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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택배박스입니다. AI 에이전트가 탐색과 비교, 결제까지 대신하는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가 열렸는데도 정작 현관 앞에 놓이는 박스는 10년 전과 다르지 않은데요. 국내 풀필먼트 기업 두핸즈가 바로 이 지점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2. 두핸즈가 최근 신규 풀필먼트 센터 ‘품고 XFC’를 공개했습니다. XFC에서 X는 특정 단어의 약자가 아닙니다. 원가 절감과 고객 경험이라는 두 가치가 교차하는 지점을 상징하는 기호입니다. 맞춤형 박스 제작부터 개별 인쇄까지 가능한 패킹 공정을 구현했고, 운영 2개월 기준 확실한 시간 단축 및 인건비 절감 효과를 증명했다는데요. 현장 투어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3. 품고 XFC 공개 이후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나올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자본만 있으면 경쟁사도 따라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겁니다. 자동화 설비는 돈을 들이면 살 수 있고, 유럽산 제함기나 관련 포장기, 인쇄기도 마찬가지거든요. 문성수 두핸즈 CTO는 이 질문에 “품고 XFC 자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컨베이어였다”라 입을 뗐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4. 다음 더 큰 질문이 남습니다. 박스 프린팅을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새기는 것이 과연 상품 재구매율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오픈마켓 수수료나 광고비 대신 포장 박스에 투자하는 게 말이 되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요? '품고를 쓴다'는 것 자체가 브랜드의 마케팅 포인트가 되는 날, 풀필먼트의 브랜드화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점쳐봅니다.

 

CHAPTER 1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 왜 다시 박스인가

 

배송 속도는 상향 평준화됐습니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 원을 추가 투자해 ‘전국 쿠세권’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고, 네이버도 N배송 가능 상품 범위를 급격히 확장 중입니다. 이제 빠른 배송은 차별화 요소가 아니라 모든 플랫폼이 갖춰야 할 기본값이 되고 있는데요.

 

속도가 평준화되는 순간, 소비자는 역설적으로 다시 가격과 리뷰를 비교하는 탐색 노동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리고 그 피로감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AI 에이전트가 등장합니다. 실제 2025년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62%가 상품 비교 과정에서 극심한 피로를 느끼며 구매 결정을 AI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박찬재 두핸즈 대표는 이 변화를 이렇게 읽었습니다. “역설적으로 AI 시대에 승부는 물리적 세계인 물류로 돌아올 것”이란 건데요. 박찬재 대표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AI가 탐색과 비교, 추천을 대신하는 시대에 브랜드의 상세페이지 카피나 감성 마케팅은 힘을 잃습니다. 동시에 AI는 제품 원산지, 포장 상태, 배송 시간, 반품 용이성, 리뷰 데이터 같은 물리적 정보를 기준으로 ‘구매할 만한 상품’을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AI가 상품 중간 탐색 과정을 가져가면, 브랜드가 소비자를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물리적 접점이 바로 택배 박스가 됩니다. 개봉 경험이 곧 브랜드 첫인상이 되는 구조로 바뀌는 겁니다”
- 박찬재 두핸즈 대표

 

두핸즈는 신규 풀필먼트 센터 ‘품고 XFC’ 개소에 맞춰 코엑스와 테헤란로 전광판에 위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띄웠습니다. 1966년, 닐 암스트롱보다 3년 먼저 달에 도착한 무인 탐사선 서베이어가 먼저 길을 닦아놨듯, 빠른 배송은 이미 깔아 놓은 기본값입니다. 그 위에 닐 암스트롱의 이름이 새겨진 박스를 전달하는 것, 즉 속도를 넘어 고객의 맥락을 담은 경험을 물류 레벨에서 구현하겠다는 선언인데요. 커넥터스가 품고 XFC를 직접 방문해 운영 방식을 살펴봤습니다.

두핸즈가 품고 XFC 개소에 맞춰 코엑스와 테헤란로 전광판에 집행한 광고 화면 ⓒ두핸즈

CHAPTER 2

두핸즈의 11년, 적자와 흑자에 이은 XFC

 

XFC를 이해하려면 두핸즈가 걸어온 11년을 먼저 봐야 합니다. 2023년, 두핸즈는 연간 140억 영업손실에서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박찬재 대표는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어떻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냐”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의 답은 한결같이 “단 하나의 비결은 없다는 점”이었다고요. 단순한 비용 절감의 결과가 아니라 전략 카테고리 선정, 운영 방식 표준화, 운영 지표 개선, 재계약률 개선 등 서로 연결된 복합 지표들이 함께 나아진 결과라 설명했는데요.

 

두핸즈가 내세우는 개념은 ‘혁신 쌓기(Innovation Stacking)’입니다. 스퀘어가 아마존의 복제 공세를 이겨낸 사례에서 빌려온 개념인데요. 아마존이 스퀘어의 차별성 하나를 모방할 가능성이 80%라면, 14가지를 전부 모방할 가능성은 4%로 떨어집니다. 개별 강점은 평범해 보여도, 여러 혁신이 쌓이고 연결될수록 전체를 복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거죠. 두핸즈는 이 방식으로 10년을 ‘쌓아왔다’라 설명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습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물리적으로 원가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다시 원가를 줄이는 것은 고객 경험을 낮추는 결과를 만듭니다. 두 가지 가치가 마치 평행선처럼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관계였던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핸즈는 싱가포르, 호주, 일본, 미국, 유럽 등 3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수년간 케이스 스터디 했고요. 그렇게 나온 첫 번째 실체가 품고 XFC라 소개합니다.

품고 XFC 투어 센터 내부를 견학 중인 인원들. 박찬재 대표는 자동화 라인과 수작업 라인의 작업 속도를 현장에서 직접 비교하며 설비 도입 효과를 소개했다. ⓒ두핸즈

CHAPTER 3

박스 제작·포장 자동화로 포문을 열다

 

현장에서 확인한 XFC의 물류 자동화 프로세스는 이렇습니다. 먼저 주문별 박스 규격에 따라 자동 포장과 수작업 포장으로 자동 구분되는데요. 현재 두핸즈가 취급하는 물량의 95%를 자동 포장 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고요. 그 외 5%의 초소형 및 초대형 상품은 수작업으로 처리합니다.

 

다음 자동 제함기가 박스를 만들어 컨베이어에 올리면, 해당 라인에 대기하고 있던 작업자가 박스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해 지시대로 상품을 넣는데요. 이때 박스를 개봉 상태로 포장기에 통과시킵니다. 그럼 포장기가 내부 부피를 최소화한 뒤 남은 박스 상부를 절삭, 마치 뚜껑을 덮듯 포장을 마치는데요. 이렇게 포장된 박스는 다시 컨베이어를 따라 인쇄기를 통과하며 겉에 상품 브랜드별 로고·메시지를 담고요. 이후 송장까지 자동 부착해 택배사 출고장으로 이동합니다.

 

위 과정에서 자동화한 장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박스 제함을 기계에 넘겼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하루 수천 건 주문에서 이 반복 작업이 공정 전체 속도를 잡아먹는 병목이었습니다. 박스를 접고, 테이프를 붙이던 그 시간에 작업자는 포장을 하나 이상 더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같은 물량에 대해 자동 포장과 수작업 포장을 비교해 본 결과 자동 포장 쪽 속도가 2배 가까이 빨랐습니다.

품고 XFC에 도입된 제함기 ⓒ두핸즈

둘째, 박스 크기를 상품에 맞게 자동 최적화합니다. 유럽에서 도입한 높이 조절형 박스가 핵심입니다. 센서가 상품 높이를 측정해 박스를 정확한 사이즈로 잘라내는데요. 박스 부피가 줄어듦에 따라 운송비와 포장 부자재 비용 역시 줄어듭니다. 일정한 박스 크기 덕분에 트럭 한 대에 더 많은 물량을 실을 수 있어 적재 효율 역시 올라간다는 설명입니다.

 

셋째, 박스가 라인을 통과하는 순간 브랜드 메시지를 인쇄합니다. 기존에는 커스텀 박스를 쓰려면 브랜드 로고가 인쇄된 전용 박스를 수천, 수만 장 미리 제작해 창고에 쌓아둬야 했습니다. 이제는 일반 박스가 라인을 통과하는 찰나에 브랜드 메시지가 각인됩니다. 캠페인에 맞춰 메시지를 바꾸는 것도 즉시 가능합니다. 이로써 연간 계약한 포장재 물량이 센터 내 자리를 차지하며 보관비까지 축내는 일이 사라집니다.

패킹을 마친 박스는 컨베이어를 따라 상품 크기에 맞춰 상부 절삭 및 최종 포장 과정을 거친다. 이후 포장 겉면 커스텀 인쇄와 송장 부착 작업까지 모두 자동화했다. ⓒ두핸즈

포장이 끝난 박스는 인쇄 공정을 거치며 브랜드 고유의 박스로 변신하는데요. 브랜드 로고는 물론 사이드 메시지까지 개별 인쇄가 가능하기에 향후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개인화 메시지를 담는 것 역시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CHAPTER 4

숫자로 증명하다

풀필먼트에선 포장 커스텀이 늘어날수록 원가가 오르는 게 기본 공식입니다. 한데 XFC는 위 자동화 도입을 통해 이 공식을 깼다고 주장합니다. 근거가 되는 숫자들을 살펴봅니다. (계속)


패킹 시간 40% 절감, 인건비 25% 감소. 운영 2개월의 전체 데이터는 품고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XFC 전체 숫자 확인하기]

 

※ 이 콘텐츠는 두핸즈의 협찬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커넥터스는 기존 송고되던 유료 콘텐츠 스케줄과 별도로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여 무료 공개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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